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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안전관리자, 45일. 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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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목: 안전관리자,  45일. 위험한 사람들 사이에서 45일간의 생활

책 표지

[이 이야기는...]

50대 후반의 한 남자, 정열이 안전관리자로 재 취업후 겪는 애기에 관한 것이다. 정열은 퇴직 후 텃밭에서의 평온한 삶을 꿈꾸었지만, 주변의 걱정과 가족의 압박에 못 이겨 힘들게 재취업을 결정한다. 머리를 쥐어짜며 4개월간 씨름 끝에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획득으로 성공한 재취업, 하지만 안전관리자로의 출근 45일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이야기의 순서는 ...]

1. 취업된 것 맞아? 2. 첫 월급 200만 원에 의미  3. 공사 현장을 벗어난 사무실 위치 4. 안전관리자 업무 5. 채의 최후 6. 소장의 꿍꿍이 이러한 목차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 취업된 것 맞아?

 

사회복지사 실습하면서 쉬는 시간에 취업사이트인 사람인 그리고 워크넷을 뒤지면서 안전관리자 구하는 곳에 취업 제안서를 보내고 있었다. 한 50여 군데는 보냈음직 한데....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친구가 목포 교차로에 채용 공고가 많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교차로 어플을 다운받아 여기저기 검색해 봤다. 그중에 빨간펜이랑 학습지 배달하고 학습지 가리키는 교사역할 하는 일도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 전화를 했더니 40세 이하라는 조건으로 나는 안된다고 퇴짜 놨다. 그렇게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와중에 한 곳에서 전화가 왔다. 7월13일 목요일 오전 11시경이었다.

 

여보세요

 

 

윤정열 씨죠

 

 

여기 동양건설인데요.

 

네네네네.

 

다름이 아니라 지금 이력서 보고 전화를 드렸어요. 혹시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이 있다 했어요?

 

네 땄습니다.

 

아 초급이에요?

 

그게..요즘에는 급이 없는데요.

 

그냥 수료증인가요?.

 

산업안전기사는 수료증이라는 게 없습니다.

 

그렇죠

 

기사 자격증을 바로 줘요.

 

아 그래요

 

그리고 1급 2급 그거 없습니다. 그건 옛날에 그랬고요.

 

예 알고 있습니다. 안전 기사죠

 

예 산업안전기사입니다. 산업안전산업기사 아니고요. 산업안전기사입니다.

 

예 그렇게 안전 관리?

 

 

네 아니 우리 현장이 일로거든요 일로 일로. 일로 전 구간이에요. 하수관로 공사예요.

 

아 네

 

그래서 이제 우리가 주로 이제 뭐냐 하면 안전에 대해서만 이제 이렇게 전부 다 교육시키고 안전 다니면서 안전한가 뭐 보고 그런 마찬가지잖아요?

 

(뭔말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대답했다)

 

그렇게 하고 서류 구비고 오라고 하면은 될 것 같은데 근무할 의향 있으면은 한번 오실래요?

 

 

네 그러면 우리 사무실이 내가 여기 이 전화로요.

 

네 문자 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지금 여기 알바를 금요일까지 내일까지 하고 있거든요.

 

그래요 그렇게 알바끝나고 월요일 날이나 뭐 그렇게 우리가 예 우리가 지금 급하긴 급한데 지금 우리가 지금 현재 현장소장 품질관리 안전만 이제 오시면은 다 구해진 거거든요.

 

 

그러면은 월요일날 오시는 걸로 알고 일단 미팅 한번 할게요.

 

네 월요일날 장소하고 시간만 문자로 보내주시면 준비할 서류, 준비할 서류가 특별히 필요합니까?

 

아니 아니 일단 이력서에 있으니까

 

네네 알겠습니다.

 

서류가 필요하면 또 얘기해 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기사 자격증 있잖아요. 기사증 수첩만 갖고 오시면 돼요.

 

네 알겠습니다.

 

경력직은 없고 그냥 이거죠. 이력서로 해야 되겠네요.

 

안전관리 경력은 아직 없습니다. 이번에 땄거든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거기에 대한 서류 같은 공부도 할 수 있겠네요

 

네네 물론입니다.

 

예 알겠습니다. 예

 

네 감사합니다. 네.

 

전화 끊고 5분 정도 후 다른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왔다. 동양건설 여사원이라면서 화요일 오전 10시로 면접 약속을 잡아 주었다. 그리고 문자로 면접장소를 보내주었다.

 

4개월 동안 빡세게 열심히 공부해서 2023년6월9일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 후 7월에 어쩌다 취직이 되었다. 어쩌다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취직과정이 일반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경우 메일 또는 전화로 면접일정 통지받고, 회의실 같은 면접장소에서 여러명의 면접관의 질문을 받고 답하고, 다른 면접대기자들을 볼 수 있으며, 그렇게 면접을 1차면접->임원면접 두어 번을 거친 후 추후 합격 여부 통보 등의 절차를 밟는데... 그리고 출근해서 근로계약서 작성하고, 몇 가지 서류제출 또는 서류에 싸인, 마지막으로 오리엔테이션 통해 업무 관련 안내받고 부서 배치 및 근무 시작. 뭐 이런 비슷한 절차 아니겠나. 그런데 난 그렇지 않았다. 그냥 전화받고 면접일정 잡아서 몇 마디 물어보고 합격했으니 그리 알라...끝.....

 

7월18일 화요일 오전 10시에 맞추어 문자로 받은 주소에 도착했다. 도착한 곳은 아파트옆 상가였다.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여사원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히 위치를 파악하고 상가 2층으로 올라갔다. 침침한 복도 한쪽 끝에는 미장원이 있고 맞은편 끝에 사무실이 있었다. 

 

살짝 열린 문을 노크하고 들어갔다. 기다리고 있던 여사원이 "오서오세요"하고 나를 맞이했다.

 

난 건축회사 사무실이므로 크고 널찍하며 직원이 아무리 적어도 10여 명이 있고 칸막이된 책상과 PC가 있어 모두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었는데...

20여평 되는 공간에 절반을 나누어 한쪽은 여사원이 있는 구역, 그리고 다른 한쪽은 커피와 사장실이 있는 구역으로 나누어 있었다. 여사원구역 여사원 책상과 PC 의자 그리고 책상 위에는 문에서 들어오는 사람이 바로 볼 수 없도록 칸막이가 되어 있고, 여사원 옆쪽으로 원탁 테이블과 의자 3개가 놓여 있었다. 테이블을 타고 돌면 TV가 놓여 있고 그 옆에 60인치짜리 칠판이 있고 그 옆에 공사 관련 서류가 꽂힌 책꽂이가 있다.  

 

여사원은 나를 사장실로 안내했다. 나는 한 계단을 밟고 방문처럼 생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 60대 초반 키는 나보다 살짝 작고 흰머리는 거의 없으며 안경을 쓰지 않았고 그냥 동네 옆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의 사장이 옛날 다방의 소파와 무릎에 걸치는 테이블에서 내 이력서를 몸을 구부려 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손으로 가르키며 않으라고 하는 소파 의자에 탁자와 소파사이를 게걸음처럼 옆으로 한번 두번 들어가서 사장과 마주 앉았다.  

내 이력서의 제목은 "아직 젋음 팔팔함" 이라고 내가 도전차게 만든 그대로 프린트되어 있었다. 속으로 좀 우스웠다. 사람인 사이트에 구직 제안서를 아무리 보내도 반응이 없어 이력서의 제목을 도전적으로 바꾸었던 것이다. 

 

사장의 첫 마디. 아직 젊구먼. 그리고 첫 질문은 서류작성은 잘하죠?

그리고 그 다음 질문은 공문서는 양식만 있으면 금방 공부해서 할 수 있죠?

어디 사나요? 얼마나 걸리나요?

그리고 채용 합격했고 월급은 450만원 (난 세전이라고 들었는데...... 이 월급부분이 정말 얼마를 주겠다는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일단 뭐 적은 금액은 아니니...오케이)

 

사실 지하사장은 400이라고 하는데 내가 기름값 50 보태서 450달라고 했어요.

 

아이구 감사합니다. 

 

그래요 자 그럼 채용된 것으로 알고, 참 그 자격증 보여주세요

 

그리고는 사진을 찍어 어디로 보낸다

그리고 전화 통화를 하는데 "나이 든 사람이 더 나아" 하는 거다

반대쪽에서는 나이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채용이 되었고, 사장실에서 같이 나와 여사원에게 건설인 등록증이 필요하다며 등록하라고 지시한다. 여사원은 "전에는 경력자를 뽑았기 때문에 신규 등록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이것을 아마도 지하가 등록절차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며 무언가 서류를 찾으며 사장의 의도를 회피했다. 사장은 그냥 알라서 하라고 사장실로 들어갔다.  

 

난 TV 겸 모니터인 데스크톱 컴퓨터로 가서 의자를 잡아당게 자리를 잡고 건설인등록을 검색했다. 난 생전처음 듣는 단어지만 뭔가 내가 빨리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사원은 등록을 하려는 눈치가 아니었다. 검색해 보니 한국건설인협회에 내 산업안전기사 등록증을 등록하면 되는 절차였다.  사실 왜 이게 필요한지는 나중에야 알았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등록을 하면 건설인의 경력을 관리 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취업 시 과거 경력을 인정받기 위한 서류 입증 및 기타 경력 증명 방법이 쉽지 않았는데, 협회에서 기술 인력들의 신분을 증명하고 인정해 주는 경력관리를 해 줌으로써 내가 어디 취직하든 건설기술인 등록증으로 내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채용하는 입장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경력증명서로 경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안심할 수 있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를 입찰받을 때 안전관리자 자격증과 건설인 경력증을 필히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난 뷰랴뷰랴 서둘러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등록했다. 아이디를 만들고, 공인인증서 등록 후기본정보를 웹사이트 안내에 따라 등록하고, 근무처와 학력신고는 자료가 필요했다. 근무처를 지하로 등록해야 하는데 입사확인서가 필요했다. 그리고 학력은 졸업증명서를 업로드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일단 멈추고 민원24에 들어가 졸업증명서를 면사무소에서 발급받는 것으로 요청하고 면사무소 간다고 사무실을 나섰다. 

아마 두어 시간 걸린 것 같다. 군대 입대 및 전역날짜도 입력하게 되어 있어서 병무청에 전화를 걸어 내 입대 및 전역 날짜 정보를 확인해야만 했다. 등록증은 3일 후에 온라인으로 확인 가능하다고 안내해 주고 있었다. 그렇게 면접하고 채용되고 생전 들어보지 못했던 건설기술인이라는 단어가 입에 익숙해져서 집에 왔다. 이 모든 것이 오늘 오전에 다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번개처럼 채용은 되었으나 진짜 채용된 것인지 확신 없었다. 왜냐면 근로계약서를 쓰지도 않았고, 근무할 사무실이 어딘지도 모르며, 내 책상이나 내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업무팀이 있거나 다른 부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사장, 여사원, 그리고 나 셋뿐이었으며, 난 내 정보만 몽땅 이들에게 주었을 뿐이었으니... 내 자격증 사본, 내 통장 사본, 내 주민등본 및 기타 개인정보는 모두 주었다. 이게 만약 피싱이라면...... 난 두 눈 퍼렇게 뜨고도 아주 정상적으로 피싱을 당한 것인가?? 내가 정말 정상적인 회사에 채용이 된 것인지 의문이 되었다. 언제부터 어디로 출근하라는 말도 없었다. 

 

누님은 사기라고 말했다. 조심하라고,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원본을 주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산업안전기사 원본도 사무실에 맡겨 놓으라고 해서 자격증 원본을 여사원에게 주었다. 마음속으로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다. 내 자격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나를 이용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내가 정말 정상적인 회사에 채용된 것인지 월급을 받아보아야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날 여사원 (자신을 김과장이라고 소개했었다) 김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리고 건설인 등록증은 언제 나오냐고 물었다. 등록완료 후 3일 후에 등록증 발급받을 수 있는데 지금 지하로부터 4개 보험 등록 후 입사확인서를 주어야 그것을 업로드 후 건설인 등록 작업이 완료된다고 말해주었다.  김과장이 지하에 내용 전달하겠다고 했다. 

 

그다음 날 7월20일 목요일 안전관리자 관련 서류 양식을 받으러 진도에 가 있었다. 사회복지 같이 공부하는 박열씨가 자기가 자료를 많이 있다고 해서 USB를 들고 그 자료를 받으러 박열씨를 만나고 있었는데 김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리고 혹시 사무실로 올 수 없냐고 묻는다. 그래서 오후 3시경에 사무실로 갔다.

 

여기서 채원수씨를 만났다. 짱달막하니 40대 중반 깔끔한 머리 단정한 복장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펴지 않는 다이어리를 사장실 다방 테이블에 놔두고 동양건설 서사장과 얘기하고 있었다. 내가 도착하기 전 상당히 흥분되게 토론을 하고 있었던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서사장과 채씨 얼굴이 모두 약간 홍조를 띠고 있었다. 

 

동양건설 서동남사장은 채원수를 지하사장으로 소개해 주었다. 채사장은 자신의 명암을 누구에게도 나누지 않았다. 

채사장은 나에게 건설인 등록증 있냐고 물었다. 아직 건설인협회에 등록 중으로 내가 지하회사에 채용되었다는 입사확인서로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업로드해야 등록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채사장은 알았다고 하며 신원보증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내가 스스로 신원보증회사에 가입해서 신원보증서를 발급받아 본 적이 없어서 속으로 좀 당황스러웠지만 알았다고 대답했다.

 

돌아와 인터넷 검색해서 신원보증보험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가입금액한도와 나의 직급 그리고 계약기간을 입력해야 했다. 그래서 채사장에게 문자를 보내 문의를 했다. 좀 있다 전화가 왔다. 그리고 바로 본론부터 얘기했다. 

 

네 사장님

 

가입 기간은 2025년 3월



5월 말까지로 잡아주시면 되구요


5월 말까지요.


가입 금액은 3천만 원


3천


직책은 차장님으로 해주세요.


차장 네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날 어제 말해준 대로 그대로 해서 신원보증보험에 가입했다. 그리고 그 보험증서를 PDF파일로 해서 메일로 보내주었다.

오후 1시 좀 넘어서 채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네네. 사장님

 

카톡 한번 확인 한번 해보시렵니까?

카톡이요 예 네 지금 잠깐 운전하고 있거든요. 잠깐만요.

보시고 그거 그거 가지고 가서 만드시면 될 것 같아요.

뭘 만들어요?

거기 지금 보험 내용 지금

예예예 알겠습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확인해 보시고 아니다 싶으면 전화 한번 주세요.

 

예.

 

카톡을 확인해 보니 파일이 와 있었다.

카톡 닉네임이 "초심으로" 이다

흠 무슨 의미지?

세상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사람인가?

이제 다시금 마음을 다 잡고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시작해 보겠다는 의미인가?

초심으로 아이콘을 클릭하면 "나에게 그대만이" 유해준의 노래가 재생대기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정보는 어디에도 없다. 자신이나 가족이 사진도 없고 개인적인 정보를 일체 노출시키고 있지 않다. 이 이후로도 나에게 문자형태의 어떤 근거를 남긴 것은 이 카톡문자 외에 그 아무것도 없다. 그 어떤 거든 추후 증거가 될 만한 것은 전혀 남기지 않는다.

오늘은 금요일이라서 그리고 지금 1시가 넘어 오후라서 지금 한국건설인협회에 채사장으로부터 받은 파일을 업로드 한다고 하더라도 토요일 일요일 빼고 근무요일 기준 3일이 지나야 하므로 수요일이 되어야 건설인 등록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집에 와서 받은 파일을 확인해 보니 꼭 엑셀로 만든 신뢰가 가지 않은 엉성하게 보였다. 일단 뭐 업로드해보면 알겠지. 아니면 다시 반려 올때니깐... 그래서 받은 건강보험 가입증명서를 한국건설기술인 협회 홈페이지로 가서 등록 처리 했다. 오후 5시가 넘어간다. 이제 주말이다. 나와 관련된 서류적인 일들은 이제 끝난 것 같았다. 건설인 등록증만 받으면 되니 마음 홀가분하게 주말을 즐겨야지..

 

7월24일 월요일 오전8시26분에 채사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예 사장님

 

네 안녕하십니까?

 

네네네.

 

오늘 혹시 그 기술인협회 가시나요?

 

아니요. 그 협회는 안 가요. 지금 그쪽 제출 다 했고요.

 



화요일 수요일 기준으로 돼 있던데요 수요일 4시 기준으로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그때까지 그것을 거기서 확인을 해준다고요

이번 주 수요일이요

 

 

기술인협회에서요

 

 

그럼 그게 나와야 변경 신고가 가능하겠네요.

무슨 변경 신고요?

안전관리자 선임계라고 해 가지고 기술인협회 수첩이 나와야 그게 변경 신고가 가능하거든요. 여보세요

 

그건 잘 몰라요.

 

그럼 기술협회 수첩은 누가 만들고 있어요?

 

저기 제가 만들고 있어요.

 

그러면 그게 수요일이나 나온단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네.

 

 

일단 기술인협회 등록증을 빨리 받아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출근도 안 하고 집에서 놀고 있는데 아직 채용에 대해 이리저리 미심쩍기도 하고해서 이 등록증을 빨리 처리해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뭔지는 몰라도 내 채용이 더 공고히 될 것이라 혼자 속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뭘 하는 사람이길래 건설기술인 등록 절차를 모르는 걸까? 건설, 토목 분야에 처음 접하는 나에게 건설기술인 등록증 등록 절차를 안내받고 있으니 말이다. 지하건설 사장정도면 건설업 관련 업무에 이미 통달한 사람 아닌가?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로그인해 보니 아직 등록증이 승인되지 않고 있었다. 물론 3일 걸린다고 했으니 아직 승인이 날리 없지만 조급함에 다시 확인해 본다.  

 

채용이 되었다고는 하나 계속 집에서 놀고 있다. 

 

7월26일 수요일 오후3시경에 채사장 전화가 왔다. 

 

네 사장님

 

여보세요

 

네네.

오늘 처리가 될 것 같습니까 안 될 것 같습니까?

오늘은 안 될 것 같은데요 아무리 봐도 내일 오 오늘 오전에 했으니까 오늘하고 내일하고 하면 모레 오전에 아마 될 가능성이 크거든요 (엊저녁6시경에 건설기술인협회에서 카톡으로 불승인 통보가 왔다. 입사일을 첨부서류와 일치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래서 다시 수정해서 아침에 처리했던 것이다.)

모레 오전에요

 



그 수첩이 생겨야 이제 저희가 신고를 제대로 하니까요.

지금 프로젝트 건설이 지금 시작 안 된 겁니까?

예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실착공은 안 돼 있는 상태입니다.

제것이 지금 등록을 해야 일이 시작되는 그런 겁니까?

아니 그런 것은 아닌데요.

아 예

현재 지금 이봉신 소장이 있는데 소장으로 제대로 된 소장이 안 돼 있어요. 지금 서류상으로는



그러다 보니 이제.. 현재 이제 박 소장이 안전 관리로 들어가 있거든요

네네.

그래서 들어오셔야 박 소장이 제대로 소장이 되면서 이제 그게 모든 게 준비가 되니까요.

아 네 그럼 다시 한 번 챙겨보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난 이 대화가 뭘 의미하는지 몰랐다. 소장이 안전관리로 되어 있다는 말이 그리고 소장이 제대로 소장이 된다는 말이

소장과 채사장이 뭘 하고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아직 사무실에도 가보지 않았고 소장을 만난 적도 없는데...

7월28일 금요일 오전이 되자 9시반경에 채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네 사장님

 

네 오늘 오전이면은 정리가 될까요?

지금 기다리고 있거든요. 계속 웹사이트 열어놓고 웹사이트에는 월요일 오전이라고 돼 있는데 전에도 하루 전에 얘들이 일 처리를 좀 빨리 하더라고요. 그래갖고 하루 전에 저녁에 이렇게 카톡으로 오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제 생각에는 오늘 중 아마 얘들이 일 처리할 것 같습니다.

통장 사본을 저한테 좀 주시면 안 될까요?

책상에 그때 같이 놔뒀는데요. 그때 제 자격증 원본이랑

제가 지금 통장 사본이 없어가지고

어디로 보낼까요?

사진 찍은 걸로 해서 저한테 문자로

아 네

그렇게 해주시고 아마 20일 날 입사가 잡혔기 때문에 우리가 급여일이 28일이거든요.

네네.

그래서 이달 열흘분 께 아마 들어갈 거예요.

아 네

말일까지 근무한 거를 28일날 저희가 지급을 하니까

아 네

그래서 미리 지급이 되는 거라



그게 아마 들어갈 거예요.

미리 지급된다고요.

그러니까 원래 회사들이 보통 지급을 할 때 말일까지 일하고 그다음 달 5일이나 10일 정도 지급을 하잖아요.
근데 이제 우리 지하종합건설에서는



말일까지 일한 걸 28일에 지급을 해요.



선지급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며칠 분이 선지급되어 이달 말일까지 일할 것을 오늘 급여가 나간다는 거죠

그러면

열흘 분이기 때문에 n분의 1로 나눠요. 그거를 수령의 급여를 n분의 1로 나눠서 아마 지급이 될 거예요.

네 잘 이해가 안 가는데 하여간 저기 통장 사본 보내겠습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그놈의 통장 사본은 몇 본을 보냈는지 모르겠다. 벌써 세번째 제출하는 거다. 왜 이리 정돈이 안 되는 걸까? 어수선하다. 체계도 없고, 일단 지하사장이라고 했는데 인터넷에 지하건설을 찾아보니 사장 이름이 성허용이었다. 뭔가 이상하다. 본사 통화할 일이 있어 채원수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현장관리이사라고 한다. 그런데 왜 채원수는 내가 사장님 사장님 하고 호칭을 불러도 한 번도 교정하지  않고 그냥 낼름 낼름 호칭을 받아 먹었을까? 금반 들통날일인데...

 

오후 2시쯤 건설인기술협회에서 경력증 승인 통보가 왔다. 그래서 경력증을 PDF파일로 받아 채이사에게 승인 났다는 문자와 함께 문자 첨부로 보냈다. 문자 첨부로 보냈는데도 그 PDF 파일에 대해 이해를 못 하고 다시 전화가 왔다. 그리고 언제 경력증이 승인 나냐고 물었다. 정말 답답했다. 난 그 PDF 파일이 경력증이라고 말해주고 메일로도 다시 보내주겠다고 하고 전화 끊고 메일로 다시 보냈다. 뭔가 꽉 막힌 사람 같은 느낌이다. 아니면 정신이 어디 전혀 다른데 가 있던지...

 

 

[소설] 안전관리자, 45일. 제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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