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목: 안전관리자, 45일. 위험한 사람들 사이에서 45일간의 생활
[이 이야기는...]
50대 후반의 한 남자, 정열이 안전관리자로 재 취업 후 겪는 이야기에 관한 것이다. 정열은 퇴직 후 텃밭에서의 평온한 삶을 꿈꾸었지만, 주변의 걱정과 가족의 압박에 못 이겨 힘들게 재취업을 결정한다. 머리를 쥐어짜며 4개월간 씨름 끝에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획득으로 성공한 재취업, 하지만 안전관리자로의 출근 45일 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이야기의 순서는 ...]
1. 취업된 것 맞아? 2. 첫 월급 200만 원에 의미 3. 공사 현장을 벗어난 사무실 위치 4. 안전관리자 업무 5. 채의 최후 6. 소장의 꿍꿍이 이러한 목차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4. 안전관리자 업무
8시 출근 5시퇴근을 생각하고 취업했는데 본사에서 쓰라는 계약서에는 7시출근 6시퇴근에 주6일(토요일근무) 근무조건이었다. 난 계약서에 싸인하지 않고 눈치를 보고 있었다
소장에게는 계약서에 대해 누가 이런 계약서에 싸인 하냐고 불평을 토로했다
보통 회사에 입사할때 어느 회사도 이런식으로 근무조건을 문서화하지 않지만 실제 우리는 그렇게 일하고도 심지어 명절에도 일하곤 했다고 계약서의 근무 조건을 명시화하여 싸인하라고 하는 지하건설에 대해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난 8시 출근해서 6시넘어서도 소장이 퇴근할때까지 또는 소장이 먼저 가라고 할때까지 자리를 지키곤했다
소장은 나에게 인사권이 없지만 난 소장을 존중하려 노력했다. 나보다 3살 어린 사람이란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은 나에게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난 소장으로서 그의 직위와 직책을 존중해서 그에 맞게 내 행위를 맞추었다
어느 날소장이 자신이 사무실 바닥을 닦았다고 말해서 난 그가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이 뭘 의미하는 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면 나는 현관의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기로 청소하고 슬리퍼를 정돈했다. 신발장이 없기 때문에 그냥 바닥에 너부러져 있곤 했다. 매일 아침 그리고 시시때때로 슬리퍼를 정리해놨다.
쓰레기는 가능한 재활용 품목별 분류를 해서, 재활용 쓰레기는 아파트로 가지고 가서 처리했다. 화장실도 현재 있는 청소도구 밀대와 변기닦기솔로 최대한 깔끔하게 청소를 했다. 아주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청소할 수 있는 최대한 청소를 했다. 사무실 건물 주위도 거미줄을 거두고, 사무실 앞쪽 주차장의 바닦도 샅샅이 살펴 차 바퀴에 상처내지 않도록 뾰쪽한 못등을 주워서 버렸다.
인건비 아낄려고 청소하는 사람을 따로 쓰지 않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크게 보면 이 사소한 것들에 경비를 아끼고 신뢰와 품위를 잃은 다면 소탐대실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안전관리자로서 청소 말고 어떤 일들을 했는가 정리해 본다.
1. 등록 및 교육
- 7월 26일: 한국건설기술인 협회 등록
- 8월 10일: 안전관리자 등록 (관할 지방 고용노동관서)
- 8월 21일 ~ 8월 25일: 직무교육 실시 (ZOOM 비대면 교육)
- 8월 25일: 한국건설기술인 경력증명서 발급
- 8월 30일: 한국건설기술인 통합교육(집체교육) 수료
2. 공사 관련 작업
- 8월 29일: 감리단 업무 시작 및 착공계획서 제출
- 8월 23일 ~ 9월 15일: 안전관리계획서 외주의뢰, 접수, 수정 및 감리단에 제출
- 9월8일 ~ 9월13일: 공사안전보건대장 작성 및 감리단에 제출
- 현장 답사 및 사진 촬영, 정리 : 공사현장 확인위해 지도를 가지고 현장 여기저기 다니며 사전 답사를 했고 지도에 표시해가며 주요 지역을 사진 촬영해서 지역별 정리했다.
- 골재업체와의 협력을 위한 사전 작업 진행
안전 관리자로서의 업무는 공사가 시작되면 엄청 바쁘다고 한다. 현장 돌아다닐라, 서류 작성할랴 정신없이 바쁘다고 한다.
공사 시작은 안전관리계획서를 CSI에 제출함으로써 시작하게 된다.
처음엔 안전관리계획서를 내가 직접 작성해야 되는줄 알고 지인에게 받아 높았던 파일을 뒤져서 안전관리계획서 양식을 찾아 보았지만 없었다. 그런데 전번에 소장한테 받은 파일중에 350여 페이지되는 안전관리계획서 샘플을 발견했다. 그 내용을 보니 나도 작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야무진 생각이긴 하다. 사실 내가 작성하기에는 아직 난 많이 부족한 상태인데 어린 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고 샘플 파일 내용을 살펴보니 내가 못할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소장은 이미 안전관리계획서 외주를 주었었고 그 작성 follow up를 나한테 시켰다. 처음엔 두곳에 전화를 하는 듯 싶더니 언제 한 곳을 정했는지 SS설계 회사의 전팀장 전화번호를 나에게 주었다. 이런 조그만 구멍가게 정도의 사무소에서는 소장이 무슨일을 하든 아무도 모른다. 지인이면 더 좋고 아니더라도 안전관리계획서 외주를 줄터이니 외주비용중 50%를 나에게 넘기라고 하더라도 누가 알겠는가?
난 하루빨리 감리단에 안전관리계획서를 넘겨야 했으므로 SS 전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관리계획서 작성되는 대로 보내라고 했다. 그리고 몇일후 안전관리계획서를 전팀장으로 부터 받아 보았다. 380여 페이지로 단면출력해서 책상에 놓았더니 쌓인 종이 높이가 15센티는 되는 듯하다. 집개로 찝을수도 없고 3공파일 두꺼운 것에 철해야 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 분량이다. 부록이랑 참조 내용부분은 본문 페이지를 따라가지 않으니 아마도 페이지만 따지면 800~900여 페이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내용중 80여 페이지가 토질검사한 내용인데 안전관리계획서에 그 토질검사한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모두 넣어 놨다. 참 대단한 안전관리계획서 작성방법이다. 그 토질검사한 내용의 결론만 여기 안전관리계획서에 반영해야 하고 그 결론에 따라 흙받이지보공이란 가시설물 사용시 가시설물의 구조 강도등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뭐하러 토질검사를 하겠는가? 공사시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굴착공사에서 가장많이 발생하는 흙 무너짐, 가시설 무너짐을 방지하려면 흙이 단단한지 무른지 모래흙이지 알아야 하겠기에 토질검사를 전문가에 의뢰해서 80여 페이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건데 그 80여 페이지를 뭐하러 여기 그대로 옯겨 삽입해 놨냐는 말이다.
그 외에도 형식적인 내용들로 꽉 차있는데 말하면 뭐해 입만 아프지. 대한민국이 이러한 서류로 행정을 하기 때문에 온갖 비리가 그 서류속에 기생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감리단에서 그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하고 몇 가지 수정을 요구해 왔다. 그래서 그 수정요구 내용을 SJ설계회사 정팀장에게 보내기 위해 먼저 문자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감리단에서 몇가지 수정 사항이 나와서, 내용을 메일로 보내려고 합니다. 메일주소 joe780@niiiver.com 맞는지요?
joen81@niiiver.com 입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금요일 오전 10시반경에 문자를 보냈다.
팀장님. 오늘 몇시까지 수정해서 주실건지 알려주십시요. 감리단도 일정을 명확히 해야 다음 일정 보고 가능하다고 해서요
10시 50분경 한참 일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문자를 봤는데 아무 답이 없었다.
그래서 전화를 했다
팀장님 제가 문자 보냈었는데 어제 그 메일 보낸 거 있잖아요 안전관리계획서 수정요청한 거. 오늘 몇시까지 가능할까요?
잠깐만 어제 메일 보내셨어요?
아~~ 어제 제가 문자 드렸었는데.. ........ 일정만 알면 되거든요 지금 보니깐 꼭 오늘 아니어도 되는 것 같고 ...
아-- 이거
(말을 끊으며) 일정을 저 한테 명확히 해야 한다고 그러거든요. 그 일정을 명확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자기도 보고해야 되니까.
(말을 더듬으며) 갑자기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
(말을 끊으며) 아뇨 그 보니까 이미 거기 제가 첨부로 다 붙여 놨어요 고쳐야할 내용들을. 그러니까 그냥 타이핑만. (상대를 무시한다는 느낌일까봐 말을 중단하고) 제생각에는 전 잘 모르는데.. 타이핑만 하면 될 것 같은 그렇게 보이던데.. 월요일 아침 10시로 할까요?
(들어가는 목소리로) 무슨내용인지 제가 좀 확인좀 해야 할 것 같은데..
네 내용은 그리 복잡한 것 같지는 않아요
잠깐만요..메일온게 없는데.....메일온게 없는데...
메일다시 보낼까요? 메일 다시 보낼께요 그리고 다시 통화드릴께요
네에.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오기가 생겨서
"그래 메일 보낸다음 꼭 확인 통화를 해야 한다는 거지!" 하면서 다른 사람들 듣으라고 화난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보낸 메일을 확인해 봤더니 수신자 메일 주소에 오타가 있었다.
아뿔사!
"아이구 내가 실수했네~ 메일 주소에 joe....로 해야 하는데 jeo.....로 보냈네" 하고 혼자말을 좀 크게 말하며
얼른 메일주소 수정해서 다시 보냈다. 내 실수를 남탓하며 화냈던게 멋적어서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메일을 보내고 다시 정팀장에게 전화를 했다.
네~
제가 메일 주소를 제eon으로 했네요. joen인데 죄송합니다. 방금 다시 보냈거든요
아니요. 방금 문자 왔네요. 그래요 잠깐만요. 감리분이 검토를 따로 하신 건가요?
네네.
첨부 1부터 6번까지가 있는데 이거를 첨부를 해달라는 얘기인지
아니요. 거기 그 자료를 참고하셔서 내용 수정이요.
건설공사 안전지침 보안상 설계 안전성 보고서에 있는 위험 요소 위험성 저감 대책을 반영해야 함 했는데 이제 안전성 검토서를 저한테 주셨던 거 잠깐만요. 혹시 저한테 주셨나요?
저한테 물어보면
설계 안전성 검토는 발주처에서 해야 되는데
어떻게 하셨어요? 그럼 내용 작성을
설계 안전성 검토를 주라고 제가 얘기를 했죠. 이거 필요 서류에 보시면 설계 안전성 검토 그 다음에 실시설계 보고서를 해당 시 첨부해 주세요라고 맨 처음에 이렇게 얘기를 해드려요.
호기 우리 소장님한테 달라고 했나요?
설계안전성 검토 보고서는 발주처에서 하게끔 돼 있어요.
그거는 저도 알고 있고요. 저도 지금 그 관련해서 다른 내용을 작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갖고 지금 하고 있는데요. 그건 알아서 그냥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거 일일이 제가 지금 뭐라고 말씀 못 드리겠는데
그러니까 뭘 액션을 취해달라는 게 아니라 저한테 자료만 주시면 됩니다.
이게 저도 드릴 자료가 없어서 지금 하는 말이거든요. 저도 지금 그 관련된 내용을 그냥 제가 타이핑 쳐서 지금 하고 있거든요.
아니 설계 안전성 검토 보고서에 있는 위험 요소라고 했잖아요. 보고서가 있으니까 이걸 반영하라는 소리잖아요. 지금 이 보고서를 그래서 첨부 1번부터 첨부 2 3 4 이게 지금 보고서가 있어요. 지금 없는 게 아니라
사실 난 설계안전성 검토 보고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었고, 감리가 수정하라고 준 자료가 설계안전성검토를 복사한 자료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전팀장은 자기에게 수정하라고 준 이 자료의 파일을 달라는 건데 난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디에 가 있어요?
첨부 1번부터 3번까지 보면 설계 안전
그러니까요 설계 안전 검토 보고서가 어디에 있냐고요?
저한테 주셨잖아요. 자료 첨부 1번 첨부 2번 첨부 3번
설계 안전 설계 안전 검토 보고서를 제가 어떻게 드려요 있지도 않는 자료를 왜 그러세요
아니 첨부 1번부터 천부 3번까지 보시면 설계 안전서 검토 자료가 있어요. 지금 없는 게 아니라니까 내용을 보시고 여기 지금 있는 걸 지금 스캔해갖고 저한테 주신 거예요. 이거를
잠깐만요.
이렇게 일로
그러니까요 그거는 팀장님이 지금 딱 보면 더 이렇게 아 그거를 죄송합니다. 어머 저한테 원론적인 거 얘기하셔봤자 소용없고요.
팀장님이 벌써 내용 다 파악하셨구먼. 보니까 그 얘기예요. 맞아요. 그러니까 그걸 하시면 돼요.
난 내가 준 자료가 안전성검토 보고서의 일부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고, 어떻게든 이일을 전팀장에게 시켜서 빨리 보고서를 마무리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과거 현대 애들이 나에게 일을 푸시하던 방법으로 전팀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게 있다고요. 파일이 있는데 저한테 주기가 어렵다는 거죠 지금 파일이
아니죠 아니죠 그 파일도 저도 지금 타이핑 치고 있다는 얘기를 지금 아까 말한 거예요
그건 아니에요. 저 이게 타이핑을 치고 있는 그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감리자 분이 원할 수 있는 거 나는 자료가 분명히 있는데 왜 이걸 첨부를 안 했냐 이거예요. 자료가 여기 있는데 왜 이걸 사용 안 했어 이 얘기예요. 지금 이 얘기가 그 얘기 아니에요
여기 지금 옆에 계신단 말이에요 지금 저는 나와서 지금 통화하고 있고 어제 그게 그게 저는 이제 초짜라서 온 지 얼마 안 돼서 제가 지금까지 파악한 내용으로는 없어요. 없어. 그래서 저도 지금 타이핑 치고 있어요. 소장님이 그냥 저보고 타이핑 치라고 그래서 저는 지금 다른 거 지금 보건대장 작성하고 있거든요. 공사안전보건대장.....보니까 저거는 지금 팀장님 저보다 경험 훨씬 많으실 텐데 뻔히 다 아실 것 같은데 지금
그게 잘못 지금 제가 아니까 말씀드리.
나는 목소리가 한 옥타브 올려서
그러니까 없다니까요. 파일이 없어요 파일이 없다고요
봐보세요. 없다고 얘기하셨으니까 제가 말씀을 드립니다.
없다는 말 공식적인 거 아닙니다.
없다고 얘기하셨으니까 제가 말씀드릴게요. 지금 저한테 주신 자료 첨부 1번을 첨부 1번 한번 봐보시겠어요? 첨부인 저한테 주신 자료
전 나와 있고요. 그 천부 1번 내용 뭔지 기억하고 있어요 말씀하세요.
밑에 일본 하수 처리 구역 노후 하수 관로 정비 사업 해가지고 설계 안정성 검토 보고서 무안군에서 작성한 게 있어요. 그걸 스캔을 떠갖고 준 거라고 저한테 작성이 돼 있다니까요. 스캔이 떠가지고 지금 나한테 있다니까 내가 보고 있는데 이걸 그러면 누가 만들었을 거야 무안군에서 만들었다고 이거를
제가 어제 헐 주무관하고 통화했었거든요.
헐 주무관은 '설계안전성검토'를 안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통화때 "그렇지요. 그것을 해야 하지요?!" 능구렁이같이 말하면서 어떤 모회사의 누구 설계사와 통화하면 될거라고 했다. 그래서 가르켜준 전화번호로 전화했는데 그냥 없으면 없는대로 하면 안되는지 나에게 반문했고 난 "그냥 뭐 제가 만들면 되죠 타이핑하기 힘들겠지만 그냥 만들어 쓰죠 뭐" 하고 대답했었다. 참 용감한 안전관리자 이다.
아니 그럼 이걸 그럼 누가 만들었다는
그러니까요. 이게 사람 미치게 만든다니까요. 이게 지금 이해를 진짜 못하세요 아니면 저를 지금 초짜라고 갖고 노는 겁니까? 지금 저도 다른 데서 다 해봐서 알아요. 그게 지금 어떻게 근데 하여간 얘기가 좀 복잡한 것 같아요. 보니까 상황이
제가 지금 타이핑 쳐갖고 드릴까요? 그냥 지금 지금 다른 거 타이핑 뒤지게 치고 있거든요.
아니 타이핑을 친 게 아니라 지금 보고서가 출력이 돼 있다는 거 출력돼 있는 걸 사용해야 한다는 걸
말을 끊으며 짜증섞인 목소리로
진짜 팀장님 답답하시네요. 소장님하고 통화하세요. 소장님하고 진짜 답답하시네. 이거 한두 번 해보세요. 선수들이 아니에요 이거 저는 지금 딱 지금 1개월밖에 안 됐는데도 딱 보고 지금 다 전체가 보이는데 뻔히 보이구만. 진짜 답답하시네 이거
아니 지금 지금 눈에 지금 보인다니 여기 저한테 자료를 주셨어요.
이제 난 거의 악을 쓰다시피 말을 했다. 난 설계안전성검토 보고서가 없다고 믿고 있었다. 헐 주무관도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까요. 그랬는데 없어요 그랬는데 없다니까요. 그게 기가 막힌 거예요. 그게 기가 막힌 거예요. 제가 생각해도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제발 좀 그 타이핑 쳐서 그냥 빨리빨리 좀 해주세요. 저 다른 거 지금 타이핑 어마어마하게 쳐야 된단 말이에요. 지금 왜 그러세요 팀장님
아니 아니 머리가
저 뒷골이 지금 당겨 죽겠어요. 어제부터 지금 그게
그러면 그거 놔둬 버리고요. 전기 안전 점검하고 전기안전 실시 시기가 비행기 등에 생방송 지보공이라고만 쓰여 있어요.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실시 시기를 거기에 맞춰달라는 얘기신가요?
제가 이해하기로는 그대로 그냥 거기 있는 그대로만 다 트라이핑 치시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라는 거지?
타이핑 쳐서 주라는 것 같은데 그냥 지금 그분들도 그분들도 뭔가를 지금 하셔야 되니까 지금 여기 선수들 아니세요 지금 진짜
3번 승마기 구조 검토라는데 건설진흥법 제62조 안전관리계획서 과시설 전문가 확인이 필요한 처분을 개정해야 되는데 전문가 확인이 안 돼 있다는 소리예요. 이건 구조 검토가 낙인이 안 돼 있다 이 얘기예요 지금
아니요 그 내용만 고치라고 그랬어요
그렇게 해드릴게요. 그럼 네 감사합니다.
예.
전화를 끓고 자리로 돌아와 일정을 물어야 했는데 일정이 빠졌다. 그래서 다시 문자를 보냈다. 이시간이 11시08분이었다.
팀장님. 일정을 감리분께 말해야되거든요
11시38분에 문자 회신이 왔다
수정하여 메일로 보냈습니다
메일을 확인했다.
수정한 파일을 확인하면서 놀라기도 하고 꽤씸하기도 하고 화가 났다. 수정 요청한 내용을 타이핑쳐서 안전관리계획서 본문에 삽입한 것이 아니라 그냥 스캔본 자체를 그림파일로 삽입해 놨던 것이다. 하지만 난 우선 이 보고서를 빨리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기때문에 출력해서 내돈으로 산 3공파일에 철해서 감리에게 전달했다. 감리는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수정을 요구했다. 감리와 애기하는 중에 감리에게 설계안전성검토 보고서 파일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리고 설계안전성검토 보고서 작성한 업체가 감리 업체와 동일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감리말로는 이 보고서를 소장에게 줬다고 한다. 그래서 소장에게 감리가 파일을 줬다는데 왜 SS업체 전 팀장에게 이 파일을 주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발송 메일 목록을 하드카피한 것을 보여주며 자기는 전 팀장에게 메일로 보냈다고 말했다. 난 소장말을 믿을 수 없었다. 정말로 소장이 보냈다면 전 팀장이 그걸 나 한테 달라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파일이 있어야 전 팀장은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받았으면서 안 받았다고 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난 감리에게 받은 파일과 재 수정 요청 내용을 전 팀장에게 메일로 보낸 다음 전화로 다음날까지 완료해 달라고 압박했더니 전 팀장은 자기가 5분 대기조도 아니고 이렇게 일을 밀어 붙이면 어떻게 하냐고 자기가 지하 일만 하는 사람도 아닌데 하면서 불평을 토로했다. 난 사정 반 협박 반 조로 다음날 오전까지 수정해 주겠다는 다짐을 받아냈다.
결국 그렇게 많은 우여골절 끝에 최종 완성본의 안전관리계획서를 감리단에게 전달했다. 그 날이 바로 내가 사장과 단판을 지었던 날이었고 난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되었다.
난 이제부터 채 원수와 지하, 동양건설 그리고 사장의 관계에 대해 애기할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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